유럽 집행위원들, 블래터 회장 퇴진 요구

김지영 기자 | 기사입력 1999/11/30 [00:00]

유럽 집행위원들, 블래터 회장 퇴진 요구

김지영 기자 | 입력 : 1999/11/30 [00:00]
 
▲ 블래터 (사진제공:뉴시스)
 

최근 카타르월드컵 개최 비리 의혹이 제기되면서 제프 블래터(78·스위스)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AP통신은 11일(한국시간) UEFA(유럽축구연맹) 집행위원들이 최근 불거진 각종 스캔들의 책임을 물어 제프 블래터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UEFA 집행위원인 판 프라흐 네덜란드축구협회장은 이날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FIFA 총회 만찬에서 "사람들은 FIFA를 떠올릴 때 부정부패, 뇌물수수 등을 가장 먼저 생각한다"면서 "FIFA 내부의 구시대적 인사들이 인맥에 근거한 낡은 정치로 각종 비리에 연루돼 있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는 "FIFA의 이미지는 이미 망가진지 오래다. 블래터 회장은 지금의 상황을 개선할 만한 인물이 아니다. 내년 재선에 출마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의 선데이타임스가 지난 1일 2022카타르월드컵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 500만 달러의 뇌물이 오고갔음을 폭로하면서 FIFA는 내홍에 휩싸이고 있다.

이어 모하메드 빈 함맘 전 FIFA 부회장 겸 카타르축구협회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2018년 월드컵 개최권과 2022년 월드컵 개최권을 각각 러시아와 카타르가 나눠 갖는 조건으로 '가스 커넥션'을 맺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뿐만 아니라 태국은 카타르를 지지하는 조건으로 천연가스 수입에서 유리한 조건을 약속 받았다는 내용의 추가 폭로가 잇따르면서 월드컵 스폰서들까지도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고 나서는 형국이다.

이에 블래터 회장은 이 같은 일련의 흐름들은 카타르월드컵 개최를 반대하고자 하는 유럽인들의 인종차별적 행위라고 규정하는 등 맞서고 있다.

하지만 이도 분위기 반전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해 그는 일생일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그레그 다이크 잉글랜드축구협회장은 "개최지 선정 의혹은 인종차별주의와는 무관한 것이며, 오로지 부정에 관한 것"이라며 "의혹은 투명하게 조사돼야 한다"고 맞섰다.

이어 "이번 의혹과 관련해 당신이 보여준 반응은 매우 논란의 소지가 있다. FIFA는 이제 메신저에 대한 공격을 멈추고, 메시지를 이해하고 고려해야 할 때"라고 충고했다.

FIFA 산하 UEFA마저 블래터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차기 회장 선거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게 됐다.

블래터 회장은 주앙 아베란제 전 회장의 후임으로 1998년부터 FIFA를 이끌어 오고 있다. 지난 2011년 4선에 성공해 내년 6월까지 임기가 남아있다.

블래터 회장은 차기 회장 선거에는 출마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지만 이를 뒤집고 자리 욕심을 내고 있다.

지난해 FIFA 내부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처럼 회장 임기에 나이 제한을 두자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그는 발끈하고 연임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그는 "같은 80세라도 사람에 따라 일에 대한 열정은 다를 수 있다. 연령 제한은 오히려 차별이 될 수 있다"며 나이 제한 의견에 명확한 반대 의사를 표했다.

차기 FIFA 회장 선거는 내년 5월에 있을 예정이다.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출마 의사를 밝힌 이는 제롬 상파뉴(프랑스) 전 FIFA 국제국장뿐이다.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미셸 플라티니(프랑스) UEFA 회장은 브라질월드컵 이후에 출마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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