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라진 금붙이, 악의 평범성 시즌

사라진 지갑, 증발된 금붙이에 소름돋는 철장 너머 유실물 센터
참사 희생자를 대하는 인간속 악마성에 경악
내 속에 있는 아이히만에 대해 진지한 성찰

박문혁 바른언론실천연대 | 기사입력 2022/11/07 [16:40]

(단독) 사라진 금붙이, 악의 평범성 시즌

사라진 지갑, 증발된 금붙이에 소름돋는 철장 너머 유실물 센터
참사 희생자를 대하는 인간속 악마성에 경악
내 속에 있는 아이히만에 대해 진지한 성찰

박문혁 바른언론실천연대 | 입력 : 2022/11/07 [16:40]

▲ 1029 굥재앙 유실물센터 입구


가방 123개, 옷 258벌, 신발 256 켤레, 한 짝 신발 64개 등 무려 1.5톤을 상회하는 분량이다. 기자가 7일 찾은 1029 굥재앙 유실물센터(원효로다목적실내체육관, 센터)엔 그 날의 처참했던 편린이 비릿한 날 것 그대로 씻기지 않은채 남아 있었다. 당초 6일까지 운영될 예정이던 센터는 13일까지 연장이 결정됐다. '유실물'이란 표현의 부적성을 지적한 유족의 요청으로 '물품보관서'로  변경할 계획이다. 짙고 두꺼운 회색장막을 걷어내고 센터 입구로 들어서자 하얀 전지위에 참사의 낙진(落塵)을 거북의 등껍질처럼 수북하게 뒤집어 쓴 주인 잃은 물건들이 주인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그 중엔 희생자들 물품도 섞여 있었다. 

 

기자의 어머니는 늘 두 형제를 앞에 앉혀놓곤 자장면이 싫단 말 외에 한 마디 더 보탰다. 세상 사람들 말과 행동을 백퍼는 믿지 말고 딱 8할만 믿으라고 당부했다. 나머지 2할은 충격내진 상처받게 될 아픔의 몫으로 남겨 두라곤 했다. 그런데 살다보니 나머지 팔할 역시도 기자에겐 철석같은  믿음보단 바람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모 시인은  죽기전 이런 말을 남겼다. "내 인생의 팔할은 바람 이었다." 센터에 보관 중인 물품들을 둘러보다 특이점을 하나 발견했다. 순간 어머니의 사람을 전적으로 믿지말고 2할은 충격으로 남겨 두란 말이  정곡을 찔렀다. 1029  굥재앙 후 경찰 유실물 센터에 접수된 참사 현장 물품 중 현금이 든 지갑이나 귀•목걸이 금품 등 귀중품은 단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았다는 충격적 소식을 듣고 현장에서 확인해본 결과 사실이었다.

 

다만 참사가 발생한 해밀턴 호텔 좁은 골목 아닌  이태원 파출소 인근에서 습득신고된 지갑은 몇 개 있었다. 혼잡한 축제탓에 발생한 단순분실물로 보인다. 하지만 참사현장에서 사라진 지갑도  증발된 금붙이와 목걸이도 망자들의 유품은 분명한데 이것들은 대체 어디로 사라져 유실물센터에선 종적을 감춘 것일까. 센터에서 사진을 찍던 기자에게 한 경찰관계자가 다가왔다. 현금 등 귀중품이 한 건도 없단 사실을 확인해 주었다. 관계자  역시도 이를 희한하게 여기고 있다는 말을 기자에게 건냈다.

 

한 명의 생명이라도 더 살리려 혼신을 다해 심폐소생술(CPR)을 하던 한 자원봉사자의 증언에 따르면 목숨이 경각에 달린 피해자 몸에서 금붙이를 떼어가고 CPR 및 혈액 순환을 위해 벗겨놓은  옷가지를 뒤져 몰래 지갑 등 금품을 훔쳐가는 걸  목격했다고 털어놨다. 기자의 마음 속 '악의 평범성'에 엄청난 충격이 몰려와 머리를 세게 흔들며 다시금 생각하게 됐다. 한나 아렌트는 2차대전 나치의 홀로코스트 과정에서 저지른 유대인 집단학살범 아이히만이 이스라엘 비밀경찰에 체포되어  예루살렘 법정에서 재판 받는 모든 과정을 책으로 옮겼다. 부제인 '악의 평범성 보고서'에서 평범성으로 번역된 영단어 "베널리티Banality" 는 진부함이나 일상적이란 뜻도 있다.

 


만약 베넬리티를 진부함으로 해석한다면 아이히만은 자신이 저지른 유대인 학살 만행(蠻行)이 평소 삼시 세 끼 밥을 먹듯 너무도 익숙하고 아무렇지도 않은 행동이 되어 버린다. 또한 이를 일상에  대입하면 6백만 명의 유대인이 끔찍하게 희생된  나치정권의 홀로코스트가 전혀 충격적이지 않은 루틴한 삶의 편린이 될 수 있다는 가공(可恐)할 결과를 초래한다. 이처럼 한나는 극혐할 악(惡)의 존재가 평범한 모습으로 우리와 함께 숨쉬고 있음을 시사했다. 즉 '내 안의 아이히만'이 존재함을  기자를 죽비로 내려치며 싸이렌을 울린 것이다.  아이히만은 결국 교수형을 당하면서도 "자기 스스로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전혀 깨닫지 못한 인간"이란 표현을 통해 저자는 인간의 이중성을 지적한다.

 

1029 굥재앙으로 마지막 숨을 몰아쉬는 단말마의 고통속 피해자의 돈되는 물품을 훔쳐가는 내 마음속 아이히만도 이와 다르지 않다. 최후변론 서 아이히만은 어린아이까지 포함된 유대인 집단살육에 대해 죄책감이 들지 않았느냔 질문에 학살을 지시한 상부의 명령을 어겼다면 오히려 가책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2차대전의 전세가 나치측에 불리해지자 자신의 부하 들에게 "나는 내 무덤에 웃으며 뛰어 들 것이다" 라는 말을 남겼다고도 전해진다. 아이히만의 세 가지의 무능성 넘어 잔혹성을 한나는 저서에서  다음과 지적했다.

 

하나는 말하기의 무능성, 다른 하나는 생각의 무능성, 마지막 하나는 역지사지(易之思之)의 무능성이다. 세번째 언급된 무능성이 가장 심각하다.  이는 판단장애와 직결되며 시시비비에 대한 판단 부재 책임은 물론 자신이 저지른 일을 회피하게  만든다. 굥재앙 현장에서 굥통은 이렇게 지껄였다. "여기에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고"  외신기자앞 소시오패스 한덕수는 농당을 내뱉으며 웃음을 보였다. 이런 것들이 악마가 아니고 과연 무엇이라 할 수 있을까. 교통의 악행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녹색창에 "대통령이란 사람이"를 검색하면 자세한 내용을 알 수가 있다. 내 안의 아이히만에 대한 스토리는 케이큐 뉴스에서 특집 편성해 시즌Ⅳ로 이어진다. To  be  continu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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