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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이놈들, 쪼사부린다˝!:가디언21

"검찰 이놈들, 쪼사부린다"!

가디언21 | 기사입력 2022/04/07 [14:30]

"검찰 이놈들, 쪼사부린다"!

가디언21 | 입력 : 2022/04/07 [14:30]

('한동훈 장관' 소식을 듣고, 시골농부인 초등동창이 "검찰공화국은 안된당께"라며 "쪼사부리고  싶다이"라고 절규했습니다).

 

경상도에서 전라도로 시집와 전북 정읍에서 관광해설사를 하는 분이 있다. 몇해 전 그녀의 해설을 듣던 중 "전라도로 시집와서 새로 배운 말 중 제일 재미있는 게 뭡디여"라고 물었다.

그녀는 서슴치 않고 '거시기'와 '쪼사부린다' 두 가지라고 답했다.

 

전라도에서 거시기는 '만능 단어'. 이 단어로만 대화를 시작해 끝낼 수도 있다. "거시기가 거시기 해서 거시기 해부렀소"라고 말해도 상대는 알아듣는다. 경(갱)상도에서쓰이는 '문딩이 새끼'라는 말만큼 독특하다. 혹은 "가가가가가?"(그 사람이 가씨인가)를 연상케도 한다.

 

사전을 보면 거시기는 이름이 바로 생각나지 않거나, 직접 말하기 곤란한 사람 혹은 사물을  가리키는 '인칭대명사'와 '지시대명사'.

 

둘째로, 바로 말이 생각나지 않거나 말하기 거북할 때 쓰는 감탄사이다. "거시기, 말 조매 물어볼라요"는 식이다.

셋째로, 전라도에서 거시기는 남자의 중요 부위를 지칭하기도 한다.

 

'쪼사부린다'는 뭔가 없앤다, 쳐부신다, 박살낸다는 뜻 중에 가장 강하고 뾰족한 전라북도 말이다. 전남에선 '조사분다'라고 쓴다. 용법이 다양하다.

 

"느그들 나 괴롭히지 마라. 대갈빼기 쪼사버린다".

"잡히기만 해봐라. 진짜 사지를 쪼사버릴팅게로".

이 단어의 유래가 뜻깊다. 1984년 동학혁명 때 동학군들이 관군, 일본군과 싸울 때 

썼던 일종의 구호가 "쪼사버리자"였다는 것이다.

 

1959년 초등학교 입학식 때 처음 만났으니 63년 구교(舊交)인 시골농부 친구가 어제 밤 전화를 걸어왔다.

 

"야, 내사 뭘 모릉께, 시골농부가 뭘 알겄냐. 근디 나라 꼬라지가 이려도 되는 거시여? 머시여 시방. 검찰총장이라는 자가 지 대통령 귀뺨 때리고서는 야당 후보로 나오덩만, 인자 지 왕똘마니 시끼를 머 또 법무장관 시킨다냐? 국민을 머 완전 졸(卒)로 고)보는고만. 이게 무신 동네 윷판이디야? 뒷골목 까끔살이(소꼽장난)여? 확 그냥 쪼사부리고 싶다이ᆢ"

 

1. [尹당선자, 김오수 총장 만담. 김오수의 업보와 굴욕]

 

▲ 김오수 검찰총장  © 가디언21

요즘 시중에 유행하는 만담이 있다.

 

<尹당선인이 김오수 총장에게 전화한다.

"5(오)수냐? 난 9수다."

"웬일이십니까, 성님?"

"요새 잘 하고 있어. 밥은 먹고 다니냐?"

"밥은 못 먹고 욕만 잔뜩 먹고 다닙니다요."

"임마, 욕이 더 좋은 거야. 오래 살려면 밥보다 욕을 더 먹어야 돼. 오래 살거야."

"아이고 성님, 그러지요."

"내가 전번에 뭐라고 했냐.너는 착한 놈이라고. 환경이 바뀌어도 열심히 잘 할꺼라고"

"성님, 알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나히'는 자기를 알아주는 상사에게 목숨을 바칩니다"

"그렇지.그런데 요새 그 '秋파'는 모하냐?" "秋파가 누굽니까? 뭐 하는 사람이죠? "

"아 있잖아.나 대통 만들어 준 사람. 밥이나 먹고 다니는지ᆢ"

" ?ᆢ"> .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광주 대동고 2년 후배 김오수 44대 검찰총장. 그는 작년 6월 취임 이래 존재감(存在感)이 없어온 인물이다. 

 

취임 직후인 작년 6월 29일 전임자인 尹당선자가 대선 출마를 선언하자, 그 이후로 김오수와 검찰은 일제히 '복지부동(伏地不動) 모드'에 들어가 사실상 거의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같은 중요한 사건도 소환조사 한번 하지 않은채 깔고 뭉갰다.

 

대통령과 전임자인 야당 후보, 여당 후보 세 사람의 눈치를 살피면서 어느 쪽이 승리해도 손해보지 않을 '연명책'(延命策)만을 생각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그가 요즘 '검소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대해 "직을 걸고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니 소도 웃을 노릇이다. 이런 만담의 대상이 되는 것도 자업자득이다. 

 

김오수는 총장 임기를 채우느냐는 것이 지상과제가 아니다. '굴욕의 총장시대'를 그나마 어떻게 잘 마감하느냐에 신경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1988년 사시 30회로 법조에 몸담아 총장까지 오른 34년 경력의 법조인. 이렇게 체면 구긴 채 변호사로 갈아탈 수는 없지 않은가?

(尹 60년생,

 金 63년생/ 사시(司試)는 金 30회, 尹 35회).

 

2. [ 한동훈. '역대 최강 법무장관'의 등장인가?]

 

▲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     ©가디언21

"윤석열 사단 최측근", "대표적인 尹라인", "특수통", "파격 발탁", "저승사자 등장?".

 

13일 오후 尹당선자가 발표한 2차 장관후보 명단에서 가장 큰 화제가 된 한동훈(韓東勳,49) 법무장관 후보에 대한 언론의 평이다.

 

사법연수원 부원장에서 몇 단계를 뛰어넘는 발탁이다. 그는 2019년에도 최연소검사장(46)이었다. 

 

그는 뼈속 깊이 윤석열 사람이다. 서울법대 후배로, 나이는 13살 아래지만 사시(司試)는 불과 2기 후배(37기)이다. 尹이 사시 9수를 했기 때문이다.

 

그는 2003년 대검 중수부의 대선자금 수사 때 처음 호흡을 맞춘 뒤 껌딱지처럼 윤석열을 따라다녔다. 2006년 현대차 수사, 2016년 국정농단 특별수사를 같이 했고, 尹이 중앙지검장일 때는 3차장으로 적폐청산 수사를 주도했다. 이어  2019년에는 尹의 발탁으로 대검 반부패 강력부장(검사장)으로 승진해 조국 전 법무장관 수사를 지휘했다. 

실과 바늘이다.

 

한동훈이 고위직으로 가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 있었다. 이른바 '채널A 강요미수 혐의'. 이동재 전 기자와 함께 지난 2020년 4월 고발된 사건이었다.

 

그러나 사실상 尹에게 장악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한국 검찰은 그에게 면죄부를 주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중앙지검 형사1부는 4월 6일 "증거가 없다"며 그를 불기소 처분했다. 그를 묶던 사슬은 풀렸다. 기고만장해진 한동훈은 "다시 이런 일이 재발해서는 안된다"며 추미애, 조국 전 장관 실명을 거론하는 호기(豪氣)를 보였다. 

 

검찰은 사실 그가 제출한 아이폰 포렌식(잠금해제)도 안했는지 못했는지 풀지 못한 상태였다. 한동훈 고발사건은 이렇게 해서 22개월만에 끝났고, 그는 13일 모두의 예상을 깬 법무장관 후보자로 개선장군이 되어 귀환했다. 이제 그가 검찰총장, 중앙지검장,  수원지검장 등 시선이 집중될 검찰 상층  라인을 어떻게 짤지에 관심이 모아지게 됐다. 

 

또 한 가지. 한동훈은 아마도 역대 통틀어 가장 막강한 법무장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 尹당선자가 이미 청와대 민정수석 폐지 방침을 밝히고, 민정수석실에서 하던 인사검증도 법무장관에게 맡길 뜻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슈퍼 법무장관' 탄생이 예견되는 이유이다. 아마도 그러기 때문에 눈 딱 감고 당신을 "석열이 형"이라 부르는 '尹라인 서열 1위', '尹사단의 황태자' 한동훈에게 올인(다걸기) 했는지도 모른다.

 

이같은 추론은 경찰조직을 통할하는 행정안전부 장관에 당선자의 충암고, 서울법대 직계 후배인 이상민 변호사(57, 전 국민권익위 부위원장, 尹캠프 경제사회위원장)를 기용한 데서도 가능하다. 

 

尹당선자가 최소한 검찰, 경찰 두 조직만은 정치권 인사에 맡기지 않고 자신이 직접 챙기겠다는 의도를 명확히 했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솔직하기조차 한 측면이 있기는 하다.

 

박정희 때 신직수(申稙秀, 1927-2001)가 있었다.검찰총장(11대), 법무장관(22대), 중앙정보부장(7대) 등 '사정기관장 3관왕'을 했던  유일한 사람이다. 

 

그는 전주사범, 한국대(현 서경대)의 평범한 학력으로, 군법무관 10년을 거쳐 1962년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의 법률고문이 된다.

이어 중앙정보부  차장에 임명되고, 

1963년 12월에 검찰총장이 된다. 약관 36세였다는 것도 놀라웠고, 사시(司試) 출신 아닌 군법무관 출신이라는 점도 경이로웠다. 

 

검찰총장에 7년 장기 재임한 그는 1971년 6월 법무장관이 된다. 

이어 이후락 정보부장이 김대중 납치사건 관련해 물러나자 1973년 중앙정보부장에 등극한다. 불과 46세였다. 

 

그가 정보부장으로 있는 3년 동안 유신정권의 성격을 말해주는 비극적인 대형 사건들이 줄을 이었다. 조작된 문인간첩단 사건, 민청학련(民靑學聯) 사건, 그리고 현대사의 최악 사법살인 사건인 인혁당(人革黨) 사건이 있었다. 1975년 동아일보, 동아방송 124 명의 '자유언론수호투쟁'의 숨통을 끊었던 '광고해약 탄압'도 신직수 정보부장 작품이었다.

 

한동훈 장관 후보자를 보면서 신직수가 떠오른 것은 역대 가장 막강한 법무장관이 된다는 생각 때문이리라. 더욱이 그가 기자회견에서 검찰개혁에 관한 질문에 "검찰이라는 게 몇백년 이어져온 것이기 때문에 새로 할 게 없다. 법과 상식에 맞게, 진영 가리지 않고 나쁜 놈들 잘 잡으면 된다"고 답한 게 영 마음에 걸린다. 오만하고 한없이 가벼워 보인다. 

 

'발탁인사'와  '기수 (期數)파괴'에 대한 질문에도 "거의 50살이 됐고, 공직생활도 20년 이상 했다. 이정도 경력을 가진 사람이 나이 때문에 장관직을 수행하지 못하는건 아니라고 본다"고 답했다. 틀린 얘기는 아닌데  건방지고 싸가지 없게 들린다. 

 

영원한 것은 없다. 박정희의 절대 신뢰를 받던 

신직수도 1976년 말, 코리아게이트 사건이 발생하고 중앙정보부 요원 김상근이 미국에 망명하자 경질되었다. 너무 일찍 출세가도를 달렸던 신직수는 정보부장을 그만 둔 뒤 25년간 쓸쓸하게 지내다 74세에 병사(病死)했다.  한동훈은 신직수를 반면교사로 삼아 장관 할 동안 부디 자중(自重), 자계(自戒)할 것을 권한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한동훈 발탁은 국민과 전쟁하겠다는 인사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옷깃을 여미고 경청하길 

바란다.

 

3. [한동훈의 아킬레스 건(腱). 어떤 장관이 될까?].

 

사실 한동훈에게 상당히 치명적인 약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김건희는 한 동훈이 부산고검 차장이던 2020년 2-4월 사이 매일 수차례씩 그와 통화했으며, 이 기간 중 카톡만 332회나 한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법무부는 "김건희 휴대폰을 활용해 尹당선자가 한동훈과 통화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봤었다.  

 

뿐만 아니라 한동훈은 신라젠 사건과 관련해 전 채널A 이동재 기자와 3백 여 차례 통화나 문자를 교환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동재 전 기자는 수감중인 VIK 이철 대표에게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에게 돈을 줬다고 진술해 달라"고 종용하는 편지를 보냈고, 한동훈과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중이었다. 

 

이 전 기자가 판결에서  

무죄를 받았고, 한동훈은 관대한(?) 검찰 덕에 '불기소 처분'을 받았기에 망정이지, 유죄 판결이라도 났다면 법무장관 한동훈은 '탄생 불가'였던 셈이다.

청문회에서 이에 대한 강력한 힐문이 나올 것은 분명하다.

 

尹당선자, 그의 복심(腹心)중의 '왕복심'인 한동훈. 이미 오랫동안 여러 번에 걸쳐 찰떡궁합을 보여준 두 검사가 26일 후면 훨씬 더 높아진 대통령과 법무장관으로 손잡는다. 

 

적잖은 국민들이 겁내고 두려워하는 살벌하고 피비린내 나는  '검찰공화국'이 전개될지, 아니면 '검사선서'가 약속한 정의로운 검찰권의 나라가 될지는 오로지 그들이 하기에 달려있다.

 

<ᆢ불의의 어둠을 걷어내는 용기있는 검사/힘없고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는 따뜻한 검사/ 오로지 진실만을 따라가는 공정한 검사/스스로에게 더 엄격한 바른 검사로서/ 국민을  섬기고 국가에 봉사할 것을 다짐합니다>. (검사선서 중).

 

 4. [윤핵관 권성동, '거의 부통령의 너무나 가벼운 입]

 

▲     ©가디언21

 "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을 추진하는 것은 천인공노할 범죄다". 권성동 국힘당 원내대표가 12일 한 말이다. 천인공노(天人共怒). 하늘과 사람이 같이 분노할 만큼 용납할 수 없는 일을 말한다. 상대 정당이 추진하는 정책이 싫으면 논리로 대응하면 될 일이다. 하늘까지 들먹일 건 무엇인가.

 

장제원, 윤한홍과 함께 윤핵관(핵심 관계자) 트로이카의 하나인 권성동의 요즘 별명은 '거의  부통령'이다. <권력은 최고권력자와의 거리에 비례한다>는 말은  동서고금의 진리. 당선자와 동갑(쥐띠)에 어릴 적부터 친구이며, 검사동료(사법고시는 尹당선자보다 8회 빠른 27회)라는 특수성이 권성동에게 막강한 권력을 줬다. 

 

특히 尹당선자가 초딩 시절 외가인 강릉을 자주 찾았는데, 그 때마다 외가집 바로 이웃 집이었던 권성동과 그리 친하게 놀았다고 한다. 심지어 권성동은 구체적으로 무얼 하고 놀았는지 잊었는데, 尹당선자는 몇학년 때 어디서 무얼 하고 놀았는지를 대부분 기억해 권성동을 놀라게 할 정도라고 한다.

 

그 때문인지 3.10 승리 확정 이후 권성동은 그야말로  '제동장치(브레이크) 없는 폭주기관차'였다. 

 

말 사고도 많이 쳤다. 대표적인 게 '안철수 인수위원장 적격 여부', 안철수 총리 불가론', '김오수 총장 퇴진 압박'', 'MB 김경수 동시 사면' 등의 발언이었다. 

 

"(안철수는) 인수위원장으로서 성과 낼 자신이 있으면 맡는 것이고, 성과 내는데 자신없으면 맡지 않는 것"(3월 10일  尹 당선 확정 후 기자회견).

 

"인수위원장이 총리 한 경우가 있었나? (안철수가) 연속해서 요직 맡으려 한다면 욕심이다"

(3월 24일).

 

"대장동 수사에 아무 성과 없다. 김오수 총장은 스스로 거취 결정해야 한다"(3월 15일).

 

"문 대통령이 퇴임 전 MB와 김경수 전 지사를 함께 사면할 가능성이 100%이다"(3월 15일).

 

당선자 빼고는 할 수 없는 말을 이렇게 쉽게쉽게 해버리니 그가 실권에 있어서 '거의 부통령'이라는 말을 들어도 전혀 무리가 없다. 이제 국힘당 원내대표가 되었으니 그가 죽마고우(竹馬故牛) 절친 대통령을 등에 엎고 "실세(實勢)중의 실세'로서, 어떤 플루어 리더(Floor Leader)가 될지 흥미진진하다

 

사실 尹 당선자는 선거캠페인 시절 윤핵관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자 이들을 후선으로 물린 적이 있었다.

그러나 후선에 있다고 해도 안철수와의 단일화 비밀 협상은 윤핵관 장제원이 맡았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이들은  인수위에서도 핵심 중의 핵심으로 견고히 자리잡았다. 조용한 윤핵관 윤한홍 의원조차 청와대 국방부 이전의 총책임자이다. 尹당선자에게 진짜 중요한 일은 결국 윤핵관이 맡는 것이다. 

 

尹정부 출범 이후 한동훈과 이들 윤핵관이 그려낼 작품에 尹 정부의 성패가 달리게 될 성 싶다. 부디 십상시가 되지 말고, "더럽게 사느니 차라리 죽는게 낫다"는  각오로 자신을 희생했던 성삼문 등 사육신(死六臣)의 결연한 자세로 국리민복(國利民福)의 길에 앞장서 주기를 바랄 뿐이다.

 

5. [대통령 당선자의 습관적 식언(食言), 빨리 안고치면 신뢰 상실 첩경]

 

필자는 대선 과정에서 당시 尹후보에 대해 "무엇보다 '습관적 허언증'(虛言症)을 고쳐야 한다"고 고언(苦言)한 바 있다.

 

예를 들자면 끝이 없지만 2월 11일 TV 톤론에서 그는  "아내(김건희)가 2010년 5월 이후로는 주식거래를 더 하지 않았다"고 공언했다. 전 국민이 시청하는 TV 앞에서였다.

그러나 다음 토론회인 25일에는 "2010년 5월 이후로도 한동안 주식거래를 했다. 벌기도 했고, 손해보기도 했다"고 말을 바꾸었다. 사과는 물론 없었다.

 

역시 TV토론에서 "화천대유 자산관리 김만배 대표를 아느냐"고 묻자 "10년 전쯤 상가에서 인사한 게 전부"라고 답했다. 그러나 둘이 호형호제 하는 사이이며, '박근혜 특검'(박영수) 아래 수사팀장 추천을 김만배가 했다는 것은 사실 여부에 상관 없이 법조 기자들 사이에는 공지의 인식이다.

 

특히 2019년 8월 尹당선자 부친의 연희동 집을 김만배의 누님이 산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삼척동자라도 다 안다. 

 

尹당선자 식언의 백미(白眉)는 '청와대 광화문 이전'이다.

그는 올해 1월 27일 "광화문을 점검한 결과 경호, 외빈 접대 등에 아무 문제가 없어 5월 10일부터 광화문에서 근무하고 청와대는 시민께 개방한다"고 공약했다.

 

어떻게 됐는가?

당선 직후부터 기류가 변하기 시작했다. "다시 보고받아 보니 광화문 이전은 시민께 재앙(災殃)이겠더라"며 용산 이전을 꺼내들었다. 이건  전 국민을 상대로 한 식언이요, 허언이었다

 

한동훈 장관과 관련한 경우도 기록될  만한 식언, 허언이다. 

尹당선자는 올 2월 12일 언론인터뷰에서 한동훈을 '독립운동가'에 비유한 뒤, "왜 그리 그를 무서워하느냐"며""이 정권에서 피해를 많이 본 그를 중앙지검장에 기용하면 안되느냐"고 되물었다.

그래서 모든 언론은 尹이 집권할 경우 한동훈이 중앙지검장이라고 기사를 썼다. 너무 당연한 추측이다.

 

결과는 어떤가?

법무장관이다. 기자들이 발탁 사유를 묻자 "발탁 아니다. 충분한 자격과 경력이 있다. 글로벌 스탠더드다. 영어실력이 탁월하다" 등 별로 '사유답지 않은 사유'를 댔다. 중앙지검장에서 두 단계를 뛰어 장관을 시켰다면 개인적 신뢰 등 발탁사유를 좀 더 당당하게 설명할 수는 없었을까? 

 

자공(子貢)이 공자에게 물었다. "식량, 군대, (백성)신뢰 중 어느 것을 먼저 포기해야 합니까?".

식량, 군대의 순서이다. 백서의 믿음이 없이는 나라가 서지 못한다. 무신불 립(無信不立)의 어원이다. 

식언, 허언을 매우 가볍게 여기는 듯한 당선자의 말 습관은 국민 신뢰를 가장 빠르게 잃을 수 있는 지름길일 뿐임을 명심해야 한다.

 

6. [민주당의 이유있는 '결전(決戰) 선포']

 

민주당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당론으로 확정했다. 5월 10일 새 대통령 취임 이전에 "검찰개혁 법안'을 통해 '권력기관 2단계 개편'을 끝내기 위해 당력을 집중할 것이다.

이에 반대하는 국힘당과의 대격돌은 어떻든 앞으로 26일 이내에 결론이 나온다.

 

수사-기소권 분리는 대다수 선진국에서 채택하고 있는 형사법 체계의 기본틀이며, 검찰개혁의 원칙적 지항점이라는 데는 다수 국민이 공감한다고 본다. 인신구속의 막강한 공권력인 수사-기소권이 한 기관에 집중되어 있는 것은 남용가능성이 커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맞지 않는 측면이 강한게 사실이다.

 

그러나 반드시 고려해야 할 선결 과제도 있어 보인다. 가칭 '중대범죄수사처'를 만들어 극히 제한적인 중대 범죄는 검찰이 수사토록 하는 방안이다.  

또 경무관 이상의 범죄는 당연히 공수처가 수사하지만, 그 아래 직급 경찰관의 직무상 범죄는 검찰이 계속 수사하는 것을 명확히 하는 일이다. 

 

검찰이 초상이라도 난 듯 호들갑을 떨고 있지만, 사실 검찰의 중립을 강조한다면 "윤석열 총장이 현직 총장을 그만두고 대통령 출마할 때는 왜 가만히 있었느냐?는 질문에 답하기 쉽지 않다. 

 "그 때는 침묵을 계속하다가 이제 검찰의 과도한 권한을 분산, 견제하자고 하니까 집단행동에 나서는 이중성을 국민께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는 반론(反論) 앞에도 자유롭지 못하다. 

 

국민들은 왜 언론개혁과 함께 검찰개혁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손꼽을까? 간단하다. 김학의 전 검사도 처벌받지 않았다. 룸살롱에서 술대접 받은 검사 3명은 처벌기준인 100만원에서 1만원 모자라는 99만원이라고 견강부회(牽强附會)해 처벌하지 않았다. 이런 '제 식구 감싸기' 외에도 표적수사, 기획수사, 먼지털기식 수사가 횡행했다. 전관예우의 악폐는 지독했다.

이 나라 '검찰의 흑역사'(黑歷史)는 그만큼 너무 심각했다.

 

[결어(結語), 전망]

 

14일 국회 법사위에서 예상했던 격돌이 벌어졌다.

"검수완박은 문재명(문재인+이재명) 비리 덮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국힘당 조수진 의원이 말하자 박범계 법무장관은 "그럼 문재인 대통령을 수사하는게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냐"고 치받았다.

 

전운(戰雲)은 이미 짙게 감돌고 있다. 민주당은 한동훈의 '취재원 강요미수 사건'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휴대폰 비밀번호 공개를 거부한 범죄사실 은폐자"라고 거칠게 몰아붙였다.

 

 "정치보복을 실현할 수 있는 철저한 대리인을 지명한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지어는 그의 장인이 1988년 한국조폐공사 파업 유도사건에 연루되었던 진형구 전 대전고검장임을 들어, 24년 전의 이 사건까지 꺼내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한동훈에 대해서는 송곳검증을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다.

 

한동훈 임명과 함께 거의 굳어진 사실이 둘 쯤 있어 보인다.

첫째, 한덕수 총리 후보자 인준은 물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한동훈  지명은 민주당에  검수완박 추진의 돌파구와 당위성을 주었다. 이와 함께  '친위 쿠데타', '인사테러'나 다름없는 인사를 했다고 분을 삭히지 못하고 있는 민주당에서 허점 투성이인 한덕수를 지방선거 민심을 고려해 부드럽게 처리해야 할 필요는 아예 없어졌기 때문이다.

 

둘째로, 국힘당의 무제한 필리버스터링도어렵게 됐다. 무제한 필리버스팅을 막으려면 재적의 3분의 2인 180석이 필요하다. 정의당은 그간 필리버스팅  제한에 반대하는 입장이었지만, 한동훈 임명 바람에 입장변경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과 정의당이 협력하면 국힘당 필리버스터링을끝내게 할 수 있다. 

 

결국 검수완박 입법은 통과된다고 봐야 한다. 정의당이 13일 성명에서 "尹당선자는 대통령 모습보다 민주당과 전면전을 예고하는 검찰총장 모습을 보여준 듯해 유감"이라며 "시민들의 신의를 배신한 것"이라고 날을 세워 비판한 것도 주목할 일이다. 

 

탕평, 화합, 배려, 형평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인연 인사', 측근 인사, 복심 인사를 거듭하는 尹당선자 특유의 고집불통  '마이웨이 인사'.

5월10일 이후 尹 정부의 행보가 매우 험난할 것임을 잘 보여주고 있다.

 

김기만. 전 동아일보 파리특파원,노조위원장/'바른언론실천연대'(언실련) 공동대표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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