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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척간두 단두대위 선열들 선혈:가디언21

백척간두 단두대위 선열들 선혈

백척간두 단두대위 선열들 선혈
오욕의 서대문형무소터에서 열린 제83회 순국선열의 날 기념식
이 곳에서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도산 안창호 선생
선열들 말씀 낭독과 만세 삼창 3인 대표로 나선 기자의 큰 딸
흑역사를 배우고 기억해야 하는 이유

박문혁 바른언론실천연대 | 기사입력 2022/11/18 [13:45]

백척간두 단두대위 선열들 선혈

백척간두 단두대위 선열들 선혈
오욕의 서대문형무소터에서 열린 제83회 순국선열의 날 기념식
이 곳에서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도산 안창호 선생
선열들 말씀 낭독과 만세 삼창 3인 대표로 나선 기자의 큰 딸
흑역사를 배우고 기억해야 하는 이유

박문혁 바른언론실천연대 | 입력 : 2022/11/18 [13:45]


'단두대 위에 서니 오히려 봄바람이 이는구나. 몸은 있으되 나라가 없으니 어찌 감상이 없겠는가.'

 

일제 강점기 서슬퍼런 칼날과 불을 뿜는 총구에  모두가 숨죽이던 그 시절 조선총독 사이토 마코토 처단 시도로 일제에 의해 사형 당한 독립투사  왈우 강우규 선생의 최후 진술이다. 11월 17일  오늘은 순국 선열의 날이다. 서울 서대문구 소재  독립공원을 찾았다. 전에도 몇 번 방문한 적 있지만 순국선열들이 선혈(鮮血)을 흘린 오늘은 남달랐다. 입구부터 늠름하게 세워진 독립문의 위용에 가슴벅참을 느꼈다. 제 83회 순국 선열의 날  기념식이 예전과 달리 정부행사 최초로 옛 서대문 형무소터(서형)에서 진행됐다. 독립투사의 후손 겸 취재차 뜻깊은  기념식에 참석했다. 역사속  서형이  어떤 곳인가. 1910년 8월29일 경술국치  2년전 일제치하 1908년 10월에 문을 열어 1987년 11월에 폐쇄될때까지 무려 80년의 장구한 세월동안 악명높은 감옥소 및 참혹한 처형장으로  사용된 오욕의 장소다.

 


옥사는 선열들의 선혈을 닮은 붉디붉은 벽돌로  지어졌고 수감자를 효과적으로 감시할 수 있는  원형감옥 스타일 판옵티콘Panopticon구조로 설계 됐다. 일제 강점기에 식민지배에 맞섰던 유관순 열사, 만해 한용운 선생 등 무수한 항일독립 투사들이 갇히고 고문당하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게 만든 악명을 떨쳤던 흑역사의 상징적 건물이다. 유관순 열사외에 이곳 서형에 갇히고 고문당했으며 죽음을 맞이한 독립 투사들은 모두에 언급한 강우규 선생, 여운형 선생, 안창호 선생, 한용운 선생 등 우리의 민족 지도자급 인물들이 이 곳 형무소에서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해방 후엔 일제의 폭정과 잔재를 그대로 답습한  독재정권과 군사정권이 민주화 운동가들을 일제가 했던 똑같은 아니 더욱 무자비한 방식으로 가두고 고문하며 목숨을 위협했던 야만적 역사의 편린을 오롯이 품은 뼈아픈 현장이다. 1987년  11월 서울구치소가 경기도 의왕시로 이전 후 역사성과 보존가치를 고려해 보안과 청사, 제9~12  옥사, 공작사, 한센병사, 사형장 등을 남긴 채 나머지 시설 은 모두 철거됐다. 이후 서대문 구에서 현장을 보존하고 아픈 역사적 교훈으로 삼고자 1998년 11월 5일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이란 타이틀을 달고 개관했다. 과거의 흑역사를 교훈삼고 독립 투사와 민주화 투사의 자유와 평화를 향한 지고지순한 신념과 그 분들의 얼을 영원히 기억하고 기념하는 박물관으로 현재 운영 중이다.

 

                                         선열들 말씀 낭독하는 큰 딸

 

한편 이번 83회 순국선열 기념식엔 기자에겐 겹겹의 의미가 있어 남달랐다. 기자의 큰 딸이 유관순 열사 등 순국선열들 말씀을 3인의 독립투사 후손 대표로 낭독했고 마지막 휘날레 행사인 만세  삼창도 이어서 했다. 딸 키운 아버지로서 뿌듯했다. 또는 도봉구 광복회장을 맡고 계신 부친(박인배)도 기념식에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독립유공자 후손 삼대가 한 자리에 모여 선열들의 깊은 뜻을 새기는 의미있는 광경이었다. 딸 아인 낭독하는 코멘트가 빠르진 않았는지 염려돼 물었고 생방송임에도 전혀 떨림없이 잘 해냈다는 칭찬과  격려를 건냈다. 오늘은 오랫동만 기억에 남아 추억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듯 하다.

 


오늘 서형 제 83회 순국 선열 기념식을 취재한  기자의 머릿속을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상념으로 마무리를 하고자 한다. 역사는 머묾보다 격랑(激浪)과 피비린내나는 몸부림속 새롭게 옷을 갈아  입고 반복되는 경향이 짙다. 태양의 정면같은 영광의 명(明)역사도, 서대문형무소처럼 이면의 칠흑같은 오욕의 흑(黑) 역사도 동시에 뒤엉켜 존재한다. 그런데 문제는명보다 흑역사가 트라우마처럼 자주 재현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흑역사를 통해 오욕의 전철을 밟으면 안된다는 깨달음을 끊임없이 학습하고 배워서 남줘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흑역사의 민낯과 치부를 드러내길 극혐한다. 이제는 변해야 한다. 코페르니쿠스적 발상의 전환을 통해 훌륭한 역사속 위인들의 모범적 삶을 본받는 정면 교사보다 일제 시대 독립군을 학살한 인간이길 포기한 흑역사속 악인들처럼 살지 않겠단 결심과 각오와 실천이 더욱 간절히 요구된다. 도도한 역사의 강물은 우리가 좋튼 싫튼 쉴새없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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